'학생운동 자료실'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2/04/09 ['불법 사찰' 사건] 국가기구의 성격
  2. 2012/04/09 [KTX 민영화] 노동자ㆍ학생 연대 투쟁의 중요성
  3. 2012/04/09 [KTX 민영화] 경제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
  4. 2012/04/09 [KTX 민영화] 신자유주의 비판
  5. 2012/04/09 [4.11 총선] 통합진보당에 대한 태도
  6. 2012/04/09 [4.11 총선] 연립정부 노선과 인민전선 전략 비판
  7. 2012/04/09 [4.11 총선] 사회주의자와 선거
  8. 2012/03/15 등록금, ‘찔끔’이 아니라 ‘대폭’ 인하하라
  9. 2012/03/15 주식 투자로 2백50억 원 손실, 고려대 재단은 돈놀이를 중단하라
  10. 2012/03/15 고려대 전 출교생 손배 소송 2심 - 승리의 ‘전국적 선례’를 만들고자 합니다
  11. 2012/02/21 교육재정 확충하고 기성회비 폐지하라
  12. 2012/02/21 등록금, 조삼모사식 쥐꼬리 인하 - 대폭 인하를 위한 행동을 건설하자
  13. 2012/02/06 총선 전술과 반값등록금 운동 건설에 관해 한대련 전학대회 대의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제언
  14. 2011/11/26 [스크랩]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학생당원 연서명
  15. 2011/11/24 [스크랩]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학생회장 후보 및 당선자 연서명
  16. 2011/11/09 한국외국어대  “학벌주의적 압력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17. 2011/11/09 [대학 본·분교 통합 논란] 학벌주의에 맞서 단결 투쟁한 전통을 계승해야
  18. 2011/11/06 9.29 반값등록금과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촛불행동’ 평가
  19. 2011/10/27 고려대 성추행 가해자 출교 운동에 대한 학생행진의 평가 반박

 

'불법 사찰' 사건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불법 사찰' 사건
사찰 사건과 계급 지배의 본질 - 범죄 정부 퇴진과 처벌, 사찰기구 해체를 위해 싸우자 (<레프트21> 78호)

2. 국가기구의 성격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국가란 무엇인가? (<레프트21> 57호)
국가와 혁명 (레닌) : 국가와 혁명 서평 (<마르크스21> 11호)
가족, 국가, 사유 재산의 기원 (엥겔스)

3. 자본주의 국가의 다양한 형태
자본주의 국가의 다양한 형태 (<마르크스21> 4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국가란 무엇인가?

강철구 | <레프트21> 57호 (2011-05-21)

최근 유시민의 책 《국가란 무엇인가》가 화제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폄훼하며 국가를 이용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는 중립적인 기구가 아니며 계급을 초월해 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표하는 게 아니다.

국가는 “사회 계약”의 산물이 아니라 화해할 수 없는 계급 적대의 산물로, 군대와 경찰과 같은 무장력에 의존하는 계급 지배 기관이다.  

외견상 국가는 중립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한편에서는 계급투쟁의 효과로, 다른 한편에서는 양질의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국제 경쟁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국가는 교육ㆍ보육ㆍ의료 등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투쟁이 지배자들이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발전하면 국가는 중립적 가면을 벗어던지고 포악한 계급적 본질을 드러낸다. 용산 학살이나 쌍용차 살인 진압을 보라.  

자본주의 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이 되면 무장한 억압 기구들이 저항을 진압하고 체제를 수호하려고 전면에 나선다.

군대ㆍ경찰ㆍ사법부와 같은 국가기구의 고위 간부들은 지배계급의 일부다. 이들은 다른 자본가 계급의 구성원들과 수천ㆍ수만 갈래의 줄로 연결돼 있고, 그들 자신이 이 체제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린다. 이들은 대중에 의해 선출되지도 통제되지도 않고, 엄격한 위계제로 관료 조직을 통제한다. 

의회를 통해 국가를 통제할 수 있는가? 

선거를 통해 불의를 저지르는 의회나 정부를 교체해 국가로 하여금 정의를 세우게 하자는 유시민 식의 주장은 언뜻 보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진정한 권력은 의회 밖에 있기 때문이다. 즉 선출되지 않은 자들인 자본가ㆍ군대ㆍ사법부ㆍ부르주아 언론 등이 국가 경제ㆍ정치ㆍ사회 전반에서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적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국가를 활용한 진보적 개혁 시도는 지배자들이 용인할 정도의 제한된 개혁이거나 강력한 대중 투쟁이 뒷받침돼야 일부 성과를 낼 수 있다. 

만델라의 경제 자문으로 일하던 패트릭 본드는 남아공에서 ANC(아프리카민족회의)가 통치한 첫해인 1994년에 당시 조직 내에서 “이봐, 우리는 국가를 가졌는데, 권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라는 농담이 유행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바로 유시민 자신과 노무현 정부가 삼성 재벌이나 신자유주의에 굴복했던 경험이 국가를 통한 개혁 시도의 한계를 보여 주는 극명한 사례였다.

대통령이나 국회가 전체 국가기구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자본가들과 국가기구가 법과 선출된 정부를 통제한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국가를 인수해서 사회변혁을 위해 이용할 수 없다. 자본주의 국가를 폐지하고 노동자 국가로 대체해야 한다.

노동자 국가는 역사상 최초로 생산과 분배 등 경제 영역과 정치 영역을 모두 대중이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

그리고 국가가 사회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전체 사회를 대표하게 될 때, 국가는 불필요하게 되고 사라져 갈 것이다.

엥겔스의 말처럼, “사회는 자유롭고 동등한 생산자들의 결합의 토대 위에서 생산을 재조직할 것이며, 전체 국가기구를 그것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즉 박물관에 물레ㆍ청동도끼와 나란히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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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KTX 민영화
우리 삶을 망가뜨릴 재앙의 신호탄, KTX 민영화를 중단하라 (대학생다함께 성명서)
KTX 민영화 : 재앙의 신호탄, 정치적 분석과 투쟁 방향 (다함께)

2. 신자유주의 비판
[반자본주의 연재] 시장은 효율적인가? (<레프트21> 53호) 

3. 경제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
[경제위기와 노동자 투쟁] 다가올 고통전가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레프트21> 68호)
[심층 인터뷰 - 니코스 루도스 & 조셉 추나라] 유럽 반자본주의 좌파 활동가에게 듣는다 - 유럽의 재정 위기와 그리스 노동자 투쟁 (<마르크스21> 7호)

4. 노동자ㆍ학생 연대
왜 노동자ㆍ학생의 연대 투쟁이 중요한가 (<레프트21> 3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왜 노동자ㆍ학생의 연대 투쟁이 중요한가

조명훈 | <레프트21> 3호 (2009-04-11)

오늘날 대학생들은 고액의 등록금과 청년실업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그들만의 문제일까?

사실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는 등록금 때문에 울상짓는 것은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든 대학생들만이 아니다. 자식 하나 대학에 보냈으니 이제 한시름 놨다고 생각한 부모들에게도 ‘등록금 1천만 원 시대’는 피하고 싶은 고달픈 현실이다.

지난 30년 동안 대학교육 이수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학생 수가 10곱절 넘게 급증했고, 늘어난 대학생의 압도 다수는 노동자 가정 출신이었다. 이것은 대학 등록금 문제가 단지 대학생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인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청년실업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주들은 청년실업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경직성 탓이라고 비난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도 기업은 신규채용을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정규직 노동자들이 ‘양보’한 결과는 오늘날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는 끔찍한 현실이다. 이번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해 인턴을 늘리겠다는 게 저들의 대안이다.

정부와 기업주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정규직 노동자들과 청년실업자들을 이간질시켜 경제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뿐이다. 따라서 “40대와 50대 남자가 주축이 된 한국 경제의 주도 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한다]”(≪88만 원 세대≫, 우석훈ㆍ박권일)는 규정은 이간질에 취약할 수 있고, 현실과도 맞지 않다.

오늘날 상당수 대학생들의 이해관계는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와 공통점이 많다. 이것은 대학생과 노동자 들이 정부와 기업주들에 맞서 연대 투쟁할 수 있는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역사에서도 학생과 노동자 들의 투쟁이 서로 강화하며 전진한 고무적인 사례가 많다.

연대의 경험

2006 년 프랑스 정부는 교외 빈민가에 사는 아랍계ㆍ아프리카계 이주자들의 고용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CPE(26세 미만의 청년 노동자들을 수습기간 2년 동안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만든 법)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자신들의 특권을 고수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시도를 비웃듯 교외 빈민가의 적지 않은 청년들이 거리에 나와 학생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 싸웠다. 학생들은 고등학교ㆍ대학교를 점거했고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학생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가 주춤거릴 때, 투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노동자들이었다. 정부는 시간을 끌며 투쟁의 열기가 식기를 기다렸지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면서 투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3월 28일 파업한 노동자와 동맹휴업한 학생 3백만 명이 시위를 벌이며 투쟁이 오히려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결국 CPE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1987년 항쟁도 학생과 노동자 들의 대중 투쟁이 폭발적으로 분출해 승리한 사례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폭압 통치에 신음하던 사람들은 1987년 1월 박종철군 고문 치사 사건과 4ㆍ13 호헌조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 초기에 이 운동을 이끈 것은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투쟁이 갈수록 발전하여 6월 중하순 시위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는 집회 참가자의 상당수가 노동자들이었다.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작업 현장에서 투쟁을 벌였고 그것은 7ㆍ8ㆍ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졌다.

사실 정부는 6ㆍ29 선언이라는 양보를 한 뒤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노동자들이 대중파업으로 쐐기를 박자 감히 반격에 나설 수 없었다.

역사가 거듭 보여 준 것은 이윤 체제의 심장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에 핵심적 구실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폭발적 투쟁은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고무해 노동자 투쟁의 방아쇠 구실을 했다.

이런 노학연대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야 한다. 고무적이게도 최근 이명박 정부와 기업주들의 대졸초임 삭감에 반대해 학생 단체와 노동 단체가 한목소리를 냈고, 5월 1일 노동절 집회도 공동으로 열 계획이다. 이런 연대 투쟁이 더 확대된다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과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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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KTX 민영화
우리 삶을 망가뜨릴 재앙의 신호탄, KTX 민영화를 중단하라 (대학생다함께 성명서)
KTX 민영화 : 재앙의 신호탄, 정치적 분석과 투쟁 방향 (다함께)

2. 신자유주의 비판
[반자본주의 연재] 시장은 효율적인가? (<레프트21> 53호) 

3. 경제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
[경제위기와 노동자 투쟁] 다가올 고통전가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레프트21> 68호)
[심층 인터뷰 - 니코스 루도스 & 조셉 추나라] 유럽 반자본주의 좌파 활동가에게 듣는다 - 유럽의 재정 위기와 그리스 노동자 투쟁 (<마르크스21> 7호)

4. 노동자ㆍ학생 연대
왜 노동자ㆍ학생의 연대 투쟁이 중요한가 (<레프트21> 3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경제위기와 노동자 투쟁

다가올 고통전가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박설 | <레프트21> 68호 (2011-11-05) 

세계경제 위기가 심화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세계의 엔진으로 불려 온 중국 경제가 휘청대면서 어두운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진정한 문제는 지배자들에게 위기를 해결할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럽 등 세계 지배자들은 대중에게 끔찍한 내핍을 강요하기 시작했고, 한국 정부도 긴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8년에 살을 잘랐다면 이제는 뼈를 깎을 차례’라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 용산 살인 진압도, 쌍용차 살인해고도 바로 2008년 위기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2008년 위기 이후 한국에선 주변부 미조직 노동자들이 공격의 타깃이 됐다. 노동조합에 가입조차 못한 비정규직과 서비스업이 집중적인 타격을 입었고, “조직 노동은 위기의 주요 타격 대상에서 얼마간 빗겨나” 있었다(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조직된 정규직은 단기간의 회복 국면에서 투쟁보다는 ‘있을 때 벌자’는 심정에 끌렸다.

대신 쌍용차나 현대차 비정규직처럼 부도기업이나 집중 공격으로 불만이 누적돼 온 부문에서 투쟁이 솟구쳤다. 이런 투쟁은 매우 격렬했고 장기간 지속됐지만, 노동조합 운동의 전반적 사기저하 속에서 정치적으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패배를 겪었다.

그러나 위기가 심화하면, 공격은 지금까지처럼 주변부 노동자들에게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미조직 부문에서 시작해 점차 조직된 비정규직으로, 조직된 정규직으로 확대될 것이다. 주요 부문에서 공격이 확대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다가올 큰 싸움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조직에서 조직 부문으로

물론, 경제 위기가 계급투쟁에 미치는 영향은 보다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위기는 분노뿐 아니라 엄청난 공포를 수반한다.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수 있고, 가계 대출, 고액 등록금과 치솟는 물가, 노후 걱정이 앞설 수 있다.

지금 많은 노동자들이 위축돼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노동조합 운동의 사기가 꺾여 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제 위기 상황에선 노동자들도 일정한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타협 없이는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개혁주의가 이 과정에서 투쟁의 분출을 말리는 구실을 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이윤 드라이브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힘을 발휘하려면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사진 이미진

그러나 공포를 분노와 행동으로 바꿀 잠재력은 존재한다. 무엇보다 경제 위기가 낳은 정부의 레임덕과 지배자들의 정치 위기 심화는 기층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좌파 활동가ㆍ대의원ㆍ간부 들의 구실도 크고 작은 투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음의 몇 가지 상황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심각한 경제 위기는 정치적 휘발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는 현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대량 실업, 부의 편재, 금융의 폭주에 분노하는 시위대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한날한시에 세계를 휩쓰는 현상은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처음 나타난 역사적인 사태다. 한국 역시 정치ㆍ경제의 ‘복합 위기’로 말려들었다.”

광범한 고용불안은 노동자들을 압박해 경제투쟁을 제약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공분을 키우고 뿌리깊은 불만을 누적시킨다. 이 속에서 갑작스럽게 정치투쟁이 폭발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제한적 방식으로 전개됐는데도, ‘희망버스’라는 연대 운동이 전국적 투쟁으로 발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휘발성

둘째, 선거는 모순적 효과를 낸다.

노동조합 운동의 자신감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선거는 일정하게 수동적 기대를 부추기는 효과를 내고 있다. 적잖은 노동조합 상층 지도자들은 투쟁보다는 야권연대를 통한 의회 진출로 노동조합 운동 위기의 돌파구를 찾고 싶어 한다.

동시에, 이명박의 선거 패배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해 진보교육감들이 당선한 이후 전교조 전북지부는 정부의 교원평가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었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국적 조직도 건설됐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도 서울지하철ㆍ도시철도ㆍ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선거 과정에서 운동의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을 자극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활동가들은 선거에서 진보정당과 후보가 한나라당을 폭로하고 민주당이 대변하지 않는 투쟁의 요구와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개입해야 한다. 

셋째, 노동조합 운동 내 정치적 주도력 문제가 중요하다.

아직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전투성이 부족한 상황에선 운동의 향방과 논점에 개입할 수 있는 대의기구에 전투적 활동가들이 많아야 한다. 단결ㆍ투쟁을 통해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층 대의원ㆍ간부 들의 존재는 사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활동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각각의 투쟁 경험들을 일반화하며 연대와 투쟁을 건설해 나간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노동조합 운동은 위기이지만 여전히 적잖은 조직력을 유지하고 있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저항에서 핵심적 구실을 할 수 있다. 아랍 혁명에서도, 월가 ‘점거하라’ 시위에서도 노동조합과 조직 노동자들의 참여는 운동을 전진시키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자본주의 체제의 동력인 이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어마어마한 힘과 낮은 자신감 수준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과 대비가 절실하다. 그래야 다가올 전면적 공격에서 우리의 삶과 미래를 지킬 수 있다.

 

한국 노동자들도 유럽처럼 싸울 수 있을까?

이집트 혁명과 유럽 노동자 총파업, 미국 월가 시위로 이어진 세계적 저항이 한국의 노동운동을 자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적잖은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좌파들도 이런 투쟁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노동조합 운동이 침체를 겪으면서 ‘과연 한국 노동자들도 저렇게 싸울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제기되곤 한다. 일부에선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조직 노조운동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고, 한국 노동자들이 보수화돼 더는 연대 투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위기를 거듭하다가 올여름 공공부문 파업으로 노동자 투쟁의 부활을 알린 영국 노동조합 운동은 사태의 다른 그림을 보여 준다. 

바로 지난해 여름, 노조 상층 지도자들은 심지어 TUC(영국노총) 총회에 내핍을 강요한 총리 카메론을 불러 연설까지 듣자고 했고, 전국적인 집회 조직 제안도 반대했다. 많은 노조 지도자들은 ‘우리는 프랑스나 그리스와는 다르다’며 동조했다.

그러나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새로운 국면이 형성됐다. 첫째, 지배자들이 노동계급 전체를 향해 공격을 시작하면서, 교섭이나 타협으로 양보를 얻어낼 여지가 사라졌다. 둘째, 공식 노동조합 운동 밖에서 벌어진 투쟁이 기층의 자신감을 고무했다. 특히 전투적 학생 부위의 분출이 노동계급의 급진화에 일조했다. 긴축에 반대하는 운동들도 노동자들을 자극했다. 셋째, 이런 과정 속에서 투쟁을 호소하는 노조 간부들이 새롭게 당선했다.

한 부문의 투쟁이나 승리가 다른 부문을 자극하면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생각된 이들이 갑작스럽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경우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금 경제 위기와 계급투쟁 수준은 세계적으로 불균등하지만, 세계적 저항이 서로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한국 노동자들도 투쟁의 국면에선 사기 저하와 그간의 협소한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 세계는 저항으로 들끓고 있고, 더디지만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한국 노동계급은 그런 운동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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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KTX 민영화
우리 삶을 망가뜨릴 재앙의 신호탄, KTX 민영화를 중단하라 (대학생다함께 성명서)
KTX 민영화 : 재앙의 신호탄, 정치적 분석과 투쟁 방향 (다함께)

2. 신자유주의 비판
[반자본주의 연재] 시장은 효율적인가? (<레프트21> 53호) 

3. 경제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
[경제위기와 노동자 투쟁] 다가올 고통전가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레프트21> 68호)
[심층 인터뷰 - 니코스 루도스 & 조셉 추나라] 유럽 반자본주의 좌파 활동가에게 듣는다 - 유럽의 재정 위기와 그리스 노동자 투쟁 (<마르크스21> 7호)

4. 노동자ㆍ학생 연대
왜 노동자ㆍ학생의 연대 투쟁이 중요한가 (<레프트21> 3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반자본주의 연재 -

시장은 효율적인가?

정선영 | <레프트21> 53호 (2011-03-26)

“시장에 맡겨라. 그러면 ‘보이지 않는 손’이 가장 효율적으로 부를 생산하고 분배하게 해 줄 것이다.” 아담 스미스부터 오늘날 신자유주의자에 이르는 자유시장주의자들의 주장이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이전 계급사회와 다르게 생산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사실이다. 

마르크스도 자본주의가 “겨우 1백 년도 못 되는 기간에 과거의 모든 세대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거대한 생산력을 창출해 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생산력 발전과 동시에 착취와 빈곤, 엄청난 비효율과 낭비를 낳는다. 

이미 1980년대에 세계 인구의 두 배를 거뜬히 먹여 살릴 만큼 생산력이 발달했지만, 여전히 빈곤 때문에 열 살 미만 어린이가 5초에 한 명씩 죽어 가는 것이 시장경제다. 첨단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설사병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최근 일본 핵 참사도 자유 시장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 줬다. 사기업인 도쿄전력은 이윤 논리 때문에 위험을 축소 발표했고 이 때문에 초기 대응에 실패해 재앙이 막대하게 커졌다.  

2009년 세계경제 공황을 겪으면서 시장의 신화와 효율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이 때문에 장하준 교수처럼 자유시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하준 교수는 애초에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장하준 교수는 자본주의에서도 모든 것을 자유시장에 맡겨 두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기업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입각해 경제 활동을 한다. … 오늘날 국제 무역량 가운데 3분의 1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 초국적 기업 내부의 거래”다. 

나아가 장하준 교수는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처럼 많은 국가가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을 통해 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주장한다.

실제로 신자유주의가 확산한 지난 30여 년간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됐지만 빈곤은 오히려 늘었다.

이처럼 장하준 교수는 ‘자유 시장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신화에 일부 흠집을 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는 시장의 효율성 신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이윤 동기는 여전히 우리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동기”이고, “시장은 무수한 경제 주체들이 수행하는 여러가지 복잡한 경제 행위들을 상호 조율하는 데 효과적인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더 잘 규제된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다. 

물론 무분별한 이윤 추구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지 않도록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시장이 낳는 비효율과 낭비는 이윤을 위해 경쟁적으로 생산하는 자본주의의 핵심 원리에서 비롯한다. 부분적으로 규제를 한다 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이윤 경쟁 때문에 기업들은 성과를 공유하지 않고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느라 중복해서 투자한다. 

무선 인터넷망을 보더라도, 인터넷망은 전국적으로 설치돼 있지만 기업끼리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여러 회사가 중복해서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또 자본주의에서는 사람들의 진정한 필요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광고, 판촉, 금융투기, 부동산 투기, 군비 지출 등에 엄청난 돈이 든다.

비생산 부문

이런 비생산적인 부문은 점점 늘어, 사이먼 모훈이라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는 미국에서 이런 비생산적 부문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964년에는 35퍼센트였지만 2000년에는 50퍼센트로 증가했다고 계산했다.

생산적인 부문에서도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려다 보니 낭비가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는 하지 않아도 될 CT, MRI 촬영이 이뤄지고, 심지어 한국은 인구 10만 명 당 척추수술 건수가 일본의 일곱 배에 이를 정도로 과잉진료가 심하다.

이윤을 위해 경쟁적으로 생산하다 보니 과잉생산도 항상 벌어진다. 팔려나가지 않아 버려지는 물건과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물건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언제나 공존한다. 

게다가 자본주의는 호황과 불황을 끊임없이 반복해, 발달한 생산력을 끊임없이 파괴해야 하는 체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윤을 위한 경쟁이라는 동기 부여가 없으면 발전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모든 발전이 이윤 경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은 “사회 정의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열정적 감각”이 자신이 연구하는 동기라고 말했다. 다윈도 수년간 연구해 진화론을 발전시켰지만 이를 전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 

기후변화에 관해 가장 효과적인 결과물을 낸 사례도 세계적인 협력의 결과였다. 가장 신뢰할 만한 보고를 내놓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1백30여 나라에서 2천5백 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자료를 공유하면서 만들었다. 

끔찍한 학살 전쟁과 갈수록 커지는 환경 재앙처럼 자본주의가 낳는 비효율과 낭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본주의 이윤 논리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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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4.11 총선
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투쟁을 건설하자 (<레프트21> 78호)  
'1퍼센트'의 오른팔도, 왼팔도 대안이 아니다 (<레프트21> 78호)  

2. 사회주의자와 선거
사회주의자, 선거 그리고 계급투쟁 (<레프트21> 31호)  

3. 연립정부 노선과 인민전선 전략 비판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인민전선이란 무엇인가? (<레프트21> 65호)
인민전선이 진보운동의 패배를 부르는 이유 (<마르크스21> 12호)
연립정부가 "진보정치의 집권 전략"이 돼선 안 되는 이유 (<마르크스21> 10호)

4. 통합진보당에 대한 태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가? (<레프트21> 74호)  
통합 정당은 진보정당이 아닌가? (<레프트21> 70호)  
사회민주주의-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마르크스21> 12호)
운동에 대한 태도는 무엇이어햐 하는가? - 비판적지지 (격주간 <다함께> 31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가?

전지윤 | <레프트21> 74호 (2012-02-04)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한 것은 명백히 진보의 원칙과 단결을 훼손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가장 적극적으로 이 통합을 반대했던 다함께의 호소에 많은 투사들과 좌파 활동가들이 호응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역부족으로 통합을 막지 못했다. 결국 통합진보당이 등장했고, 복수의 진보정당 구도는 고스란히 남았다. 

따라서 통합진보당 외에도 노동조합 속에 기반이 있는 다른 정치 조직들이 활동하는 한은 ‘민주노동당만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민주노총 정치 방침은 유효하지 않고 철회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다함께는 복수의 진보정당과 좌파 정치세력들로 지지를 넓히는 진보 다원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좌파 노조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결집한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 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운동본부’(이하 선언운동본부)는 아예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물론 좌파라면 신자유주의 정책과 노동운동 탄압을 자행한 전력이 있는 참여당에 대한 이 동지들의 반감에 십분 공감해야 한다. 

그러나 참여당과 통합진보당을 동일시해, 통합진보당까지 진보진영에 속하지 않는다며 배척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그것은 민주노동당 출신 당원들이나 새로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많은 노동자들을 같은 편이 아니라고 내치는 것이다. 그들과 연대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노동자들에게 통합진보당에 투표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인 통합진보당 당원이 3만여 명이 넘고, 근래에만 4천여 명의 노동자가 통합진보당에 집단 입당한 상황에서 이런 입장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선언운동본부 내에서조차 ‘통합진보당을 절대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은 합의되지 않았다. 

실제로 선언운동본부 내의 많은 진지한 활동가들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노동자들과도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선언운동본부에 동참하고 있는 활동가들 중 일부도 통합진보당 당원인 실정이다. 

균열

사실, 통합진보당을 반대하는 좌파들이 지향하는 바는 단일하지 않다. 그 속에는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통합을 추구하는 쪽도 있고, 진보신당 등도 개혁주의이기 때문에 대안이 아니라고 보는 쪽도 있고, 강령 통일을 통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함께 추진하다가 갈라져서, 서로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는 단체들도 있다. 그래서 이미 그들 내부에서도 서로에 대한 비판과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선언운동본부 소속 단체들은 대체로 ‘통합진보당은 진보가 아니며 그래서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 동지들 중 일부는 통합진보당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민주노동당과 심지어 진보신당도 지지하지 않았다. 참여당과의 통합뿐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도 지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개혁주의 정당의 지지자들과 함께 활동할 기회를 놓쳐 왔다. 

그러면서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때나 최근처럼, 개혁주의 정당이 분열하거나 위기에 빠지면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함께 운동을 건설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밖에서 비판만 해서는 기회를 얻기 힘들다. 

사실, 서로 정치가 다른 좌파들이 모여 토론을 통해 강령을 통일하고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한다는 이들의 구상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들이 추진한 당 건설은 거듭된 충돌과 분열만 낳으며 실패했다. 따라서 현재 이 동지들은 ‘대안 없는 반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신랄한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개혁주의 정당과는 구분되는 혁명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 동지들의 취지는 옳다. 트로츠키도 독립적인 혁명 조직을 건설하는 것은 “공산주의의 기초”라고 했다. 다함께가 통합진보당에 개입하면서도 정치적ㆍ조직적 독립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혁명정당 건설은 스스로 선포한다고 되지 않는다. 개혁주의 대중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계급에 뿌리내리는 오래 걸리고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 안토니오 그람시도 “계급을 지도하는 능력은 당이 그 자신을 혁명적 기관이라고 ‘선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당은 대중 속에서 자신의 활동의 결과로서만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을 ‘그들의’ 당으로 승인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혁명가들은 대중의 밖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추상적 선전만 할 것이 아니라,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레닌은 심지어 《‘좌파’ 공산주의 — 유치증》이라는 저작에서 “반동적”인 곳이라도 “반드시 대중이 있는 곳에서 작업해야만 한다. 끈덕지고 끈기있게 선전과 선동을 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치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혁명가들은 개혁주의 조직에 용해되지 말아야 하고 개혁주의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도 삼가지 말아야 한다. 다함께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이 점에 언제나 유의해 왔다. 

이런 개입은 통합진보당 지지 노동자들을 유시민 등에게 내맡기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혁명가들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관여와 개입을 중단하면 누구보다 홀가분해 할 것은 바로 유시민 등일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개혁주의 대중 속에 개입하며 혁명적 당을 건설하려는 다함께에게 ‘왜 당 건설을 안 하고 개혁주의 조직 속에 있냐’고 비판하는 것은 마치 물 속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에게 ‘왜 수영법을 익히지 않고 물에 들어가 있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비판적 지지

이런 관점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프루동주의자, 라살레주의자, 바쿠닌주의자, 영국 노동조합주의자 등과 함께 제1인터내셔널을 결성했던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또, 레닌이 1920년 영국 공산당원들에게 (가맹 형식으로) 영국 노동당에 입당하라고 강력히 충고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개혁주의 정당에 개입하기 위해서 꼭 가입하거나 가맹할 필요는 없다. 가입ㆍ가맹하지 않고도 비판적 지지의 관점으로 개입하며 얼마든지 영향력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의 자유를 포함한 정치적ㆍ조직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입이나 가맹을 통한 개입이 좀더 효과적인 전술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혁명가들은 개혁주의 대중과 긴밀히 소통하며 대중 투쟁 건설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급진좌파들은 통합진보당 가맹이나 가입은 고사하고 심지어 아예 어떠한 지지ㆍ개입ㆍ연대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오로지 개혁주의 조직을 적대하고 폭로하겠다는 태도는 좌파가 개혁주의자들과 협력해 공동의 대중 투쟁을 건설하며 영향력을 넓히는 데 큰 장애가 된다.  

그런 투쟁 건설에 헌신하고 투쟁 속에서 개혁주의보다 효과적인 대안과 방향성을 제시할 때 비로소 좌파가 개혁주의의 기반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며 사회주의적 대중 정당을 건설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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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4.11 총선
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투쟁을 건설하자 (<레프트21> 78호)  
'1퍼센트'의 오른팔도, 왼팔도 대안이 아니다 (<레프트21> 78호)  

2. 사회주의자와 선거
사회주의자, 선거 그리고 계급투쟁 (<레프트21> 31호)  

3. 연립정부 노선과 인민전선 전략 비판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인민전선이란 무엇인가? (<레프트21> 65호)
인민전선이 진보운동의 패배를 부르는 이유 (<마르크스21> 12호)
연립정부가 "진보정치의 집권 전략"이 돼선 안 되는 이유 (<마르크스21> 10호)

4. 통합진보당에 대한 태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가? (<레프트21> 74호)  
통합 정당은 진보정당이 아닌가? (<레프트21> 70호)  
사회민주주의-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마르크스21> 12호)
운동에 대한 태도는 무엇이어햐 하는가? - 비판적지지 (격주간 <다함께> 31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인민전선이란 무엇인가?

강철구 | <레프트21> 65호

[대학생다함께 주 : 이번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묻지마 야권연대'를 추구하면서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타협을 하고 있다. 이명박과 새누리당을 심판한다는 명분으로 새누리당과 별로 다르지 않은 김진표 등과 후보 단일화를 하고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서울 중구와 서초을 등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는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자 후보 인준을 거부해서 주저앉히기까지 했다.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 합의문에서도 한미FTA ‘폐기’는 ‘재협상’으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는 ‘재검토’로, 핵발전소 ‘폐쇄’도 ‘재검토’로 후퇴했다. 반면,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발효,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 등에 맞선 진보진영의 단결과 투쟁 건설은 소홀해졌다. 되레 통합진보당과 다른 진보정당들 사이의 불신과 갈등의 골만 커졌다.

민주통합당과 공동정부 구성까지 바라보는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를 위해 진보의 원칙과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인민전선'이라고 부른다. 인민전선의 문제점을 다룬 글을 첨부한다.]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이 반자본주의적 요소가 포함된 기존 강령을 폐기하고 더 온건한 강령으로 대체한 것은 참여당과의 정당 통합이나 민주당과의 연립정부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인민전선’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의회ㆍ선거 등에서 자유주의적 자본가당과 불가피한 전술적 공조와는 다른 것이다. 

인민전선은 노동자 정당이 자본가 정당과 연립 정부를 수립하려고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는 것이다. 따라서 연립 정부 수립을 위한 공통된 선거 강령에 바탕을 둔다.

1936년 프랑스 공산당처럼, 직접 연립정부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정부 바깥에서 계급동맹을 위해 노동자 투쟁을 자제시키면서 인민전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인민전선은 노동자 운동의 요구 수준을 자본가 정당이 받아들일 정도로 낮춘다. 그리고 자본가 정당이 그들의 계급적 본질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노동자들의 투쟁도 자제시킨다. 반대로, 연합 대상인 자본가 정당의 전력과 잘못된 노선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자본가 계급을 폭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진보적 색깔을 입혀 준다. 그래야 전략적 동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래 이런 계급연합은 사회민주당의 주특기였다. 사회민주당들은 20세기 초반부터 배신적으로 계급연합을 추구하며 노동운동을 막다른 길로 끌고 갔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주도한 초기 코민테른은 사회민주당의 계급연합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스탈린이 지도한 코민테른은 1935년 7차 대회에서 사회민주당보다 더 노골적으로 계급협력을 추진하는 인민전선 노선을 채택했다. 

스탈린주의에 용감하게 맞선 트로츠키는 누구보다도 탁월하게 인민전선의 재앙적 결과를 경고했다. 트로츠키는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 사이의 정치 연합은 그 기본 이해관계가 180도 반대인 두 계급 사이의 동맹인지라 프롤레타리아의 혁명 세력을 마비시키는 데만 이바지할 뿐이다” 하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민전선은 “부르주아와의 동맹을 위해 프롤레타리아트를 배신하는 것”이다.   

재앙으로 가는 길 

트로츠키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1936년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집권한 인민전선 정부는 혁명을 성공시킬 수도 있었던 노동계급 투쟁을 재앙적 패배로 이끌었다.      

파시즘에 맞서려면 노동계급의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힘을 최대한 동원했어야 했다. 

그런데 인민전선 정부는 노동자들을 수동화시키고 노동계급의 자주적 활동과 계급의식 발전을 저해해, 노동계급이 반동에 저항하지 못하게 마비시켜 버렸다. 결국 파시즘이 승리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최규엽 새세상연구소 소장은 민주노동당의 새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가 코민테른 7차 대회에서 채택된 인민전선 노선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한다. 

최규엽 소장은 ‘진보적 민주주의’ 전략이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제3세계 나라들에서도 시도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참혹한 결과는 말하지 않는다. “민족ㆍ민주 혁명”이라는 망상을 좇아 자본가 정당과의 계급연합을 추구하다 1958~1962년의 이라크, 1965~1966년의 인도네시아, 1978~1979년의 이란 등에서 노동운동은 일련의 재앙적 패배를 겪었다.  

한국의 인민전선론자들은 미 제국주의와 한나라당, 그리고 재벌에 맞서 중소자본가들과도 폭넓게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ㆍ계열화돼 있어 재벌과 재벌 정당인 한나라당에 일관되게 반대할 수 없다. 

중소자본가들은 미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도 동맹 세력이 될 수 없다. 미국을 꼭대기로 하는 위계적 제국주의 체제 속에 깊이 편입되는 것이 한국 자본가 계급에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소자본가들의 연합체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비정규직 확대에 동의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한미FTA와 한국군의 해외 파병 등에 동의하는 등 반노동자적이고 친제국주의적 성향을 보여 왔다. 

물론,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노동계급뿐 아니라 광범한 피억압 민중과 중간계급의 일부도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 계급이 전체 민중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세력임을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보여 줘야 한다. 

그러나 인민전선은 노동계급의 힘을 마비시켜 결과적으로 우파들의 힘만 강화해 주므로 피억압 민중과 중간계급을 우리 편으로 넘어오게 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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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 대한 입장과 참고 자료

1. 4.11 총선
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투쟁을 건설하자 (<레프트21> 78호)  
'1퍼센트'의 오른팔도, 왼팔도 대안이 아니다 (<레프트21> 78호)  

2. 사회주의자와 선거
사회주의자, 선거 그리고 계급투쟁 (<레프트21> 31호)  

3. 연립정부 노선과 인민전선 전략 비판
[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기초 개념] 인민전선이란 무엇인가? (<레프트21> 65호)
인민전선이 진보운동의 패배를 부르는 이유 (<마르크스21> 12호)
연립정부가 "진보정치의 집권 전략"이 돼선 안 되는 이유 (<마르크스21> 10호)

4. 통합진보당에 대한 태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가? (<레프트21> 74호)  
통합 정당은 진보정당이 아닌가? (<레프트21> 70호)  
사회민주주의-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마르크스21> 12호)
운동에 대한 태도는 무엇이어햐 하는가? - 비판적지지 (격주간 <다함께> 31호) 

※ 자료 문의 : 대학생다함께 (010-5678-8630 / student@alltogether.or.kr)

 

사회주의자, 선거 그리고 계급투쟁

김인식 | <레프트21> 31호

많은 사람들이 “투표로 세상을 바꾸자”고 한다. 선거가 사회를 거의 바꾸지 못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의회ㆍ지자체ㆍ지방의회 등에 환멸을 느낀다. 투표율이 낮은 까닭이다.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노동계급의 자신감과 투쟁이 선거보다 비할 데 없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를 원한다. 실제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우익은 기고만장해질 것이다. 정부는 반노동계급적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반대로 의기소침해질 것이다. 일부 노동자들은 정부 공세에 맞서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책이 별반 다르지 않지만, 한나라당이 패배하면 노동계급의 광범한 사기저하는 없을 것이다.

진보 후보들이 상당한 득표를 한다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고무할 수 있다.

그리고 당선한 진보 후보들은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노동자들의 자신감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추상적인 ‘좌파적’ 슬로건(가령, “혁명은 투표로 불가능하다”)만 남발하는 것은 이런 광범한 대중의 (모순된) 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에게 투표할지가 중요한 까닭이다. 상황에 따라 사회주의자들이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선거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거나 사회주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사회주의자가 노동자들의 행동을 대신할 수도 없고 투쟁의 고양을 보장해 주지도 못한다.

진정한 권력은 선출되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선출되지 않은 사장들, 검찰, 장군들, 은행가들 같은 계급이 우리의 삶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

공장을 가동할지 폐쇄할지,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 또는 생산물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투표하지 않는다.

지배계급은 정부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침범한다면 기꺼이 폭력을 행사할 태세가 돼 있다. 그래서 선거에 의존해서는 진정한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 계급투쟁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노동계급의 조직, 단결 투쟁, 자신감이다.

선전 연단

그러나 사회주의자는 선거를 활용해 기성 정치인들과 그들이 옹호하는 체제의 실패를 밝히 드러낼 수 있다. 선거 때 사회주의자들은 노동계급의 요구들을 제기하고 지배계급의 우선순위에 도전할 수 있다.

러시아 볼셰비키의 경험은 선거와 의회가 사회주의자들에게 유용한 연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1905년까지 러시아는 황제(차르)가 통치했고 대다수 인구를 대변할 정치적 대표체도 없는 전제정이었다.

그러나 1905년에 혁명적 물결이 그 나라를 휩쓸었다. 차르는 마지못해 양보했고 두마 선거를 실시했다.

볼셰비키는 처음에 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거 모임을 무장봉기를 호소하는 데 활용했다.

1907년에 혁명적 물결이 가라앉았다. 볼셰비키 지도자 레닌은 이제 당이 두마 선거에 참여해 “돼지우리”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 영역은 볼셰비키가 활동하기에 쉬운 곳이 아니었다.

두마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다. 토지 소유주 한 명의 투표가 도시 부르주아 3명, 농민 15명, 노동자 45명의 투표와 같았다.

그럼에도 볼셰비키는 1912년에 여섯 석을 획득했다.

볼셰비키 후보들은 선거를 활용해 노동자들 속에서 민주공화국, 8시간 노동, 지주 재산 몰수를 요구했다.

당선한 볼셰비키 의원들이 행한 연설, 제출한 법안은 모두 볼셰비키 신문 <프라우다>에 실렸다.

볼셰비키 의원들은 두마 활동과 노동자 투쟁을 결합시켰다.

예를 들어, 오크타 제분공장 폭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 여러 명이 숨지자, 볼셰비키는 즉시 의원단을 사고 현장에 보냈다. 그리고 형편없는 안전시설에서 비롯한 폭발 사고 원인 조사와 노동자들의 대중 시위를 연결시켰다.

볼셰비키 의원들은 꾸준히 작업장들을 방문해 노동자들에게 연설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들을 파악했다. 볼셰비키 의원 바다예프는 노동자들에게서 산더미 같은 편지를 받았다고 기록했다.

볼셰비키 의원들이 매우 효과적으로 활동하자 경찰이 볼셰비키 의원들을 탄압하려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이에 항의해 파업과 가두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하는 수 없이 후퇴했다.

볼셰비키 의원들은 “지도자가 아니라 나팔수”였다. 당이 의원단 활동을 밀착 통제했다.

볼셰비키 의원이었던 말리노프스키는 훗날 경찰 첩자로 밝혀졌다. 그러나 레닌이 그의 연설문을 썼기 때문에 그의 활동은 당에 도움이 됐다. 그가 연설문에서 특별히 도발적인 부분을 뺐을 때조차 연설 전문이 <프라우다>에 실렸다.

볼셰비키는 노동자 대중 투쟁을 최고의 투쟁 형태로 봤다. 두마는 유용한 선전 연단이었다.

이렇듯 볼셰비키는 선거와 의회 연단을 활용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북돋는 데 기여했다.

요컨대, 선거를 노동자들의 자주적 행동을 지지하고 노동계급의 자신감을 북돋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사회주의자들이 선거를 대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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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프트21> 76호 (3월 3일 발행) 기사입니다.


등록금, ‘찔끔’이 아니라 ‘대폭’ 인하하라


성지현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등록금이 평균 4.5퍼센트 내렸다. 

그중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실질적으로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들의 인하율은 2~3퍼센트에 그쳤다.   

이는 반값등록금은커녕, ‘학교법인이 정상적인 회계 운영만 해도 등록금 12.5퍼센트 인하할 수 있다’는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조차 무시한 것이다. 

여전히 대학 평균 등록금은 한해 6백70만 원(국공립대학 4백15만 원, 사립대 7백37만 원)으로 절대적으로 높다. 

게다가 대학들은 이런 소폭 인하의 비용조차 학교 구성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양대, 광운대 등은 수업일수를 줄였고, 동아대는 교과 자체를 대폭 없앴다. 시간강사들의 수업을 줄이고, 원래 있던 장학금이나 동아리 활동 지원금을 줄인 곳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사실상 20퍼센트 인하 효과가 난다”면서 생색내기  바쁘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박범훈은 “등록금이 역사상 처음으로 인하됐으니 여러분이 고맙게 생각하셔야 한다”며 황당한 말을 늘어놨다. 

그러나 졸업하는 동시에 1천3백만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색내기 쇼가 아니다. 

국공립대부터 무상교육을 해야 한다. 이미 불법으로 판결 난 기성회비는 폐지돼야 하고, 국공립대의 애초 취지대로 정부가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 

투쟁의 결합

사립대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정부가 사립대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장기 무이자로 대출해 줘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약 7조 원가량이 필요한데, 이는 교육재정을 OECD 평균 수준으로만 확대해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대안을 실현하려면, 학교 당국과 정부에 맞선 투쟁 모두가 필요하다. 

반값등록금 투쟁을 더욱 효과적으로 벌이기 위해서라도 학내에서의 투쟁에 기권하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을 둘러싸고 학내에서 대중 운동이 잘 건설돼야 자신감이 높아지고, 학생들이 정부를 향한 투쟁에도 더 잘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학내에서 투쟁이 활발하고 성과를 거뒀던 경희대나 동국대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집회에도 가장 많이 나오고 활력 있었다. 

현재 몇몇 대학에서 등록금 소폭 인하를 규탄하고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반값등록금 국민본부와 한대련은 3월 30일에 대규모 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투쟁을 결합시키며 건설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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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5일에 작성된 <레프트21> 75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주식 투자로 2백50억 원 손실고려대 재단은 돈놀이를 중단하


이원웅

고려대 재단이 5백억 원을 고위험자산(ELT와 ELS)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10월 4일에 50.64퍼센트, 즉 2백5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음이 드러났다. 이 사실을 폭로하고 기자회견을 한 뒤 재단 측과 면담한 총학생회는 투자금에 경영대 건축 기금이 포함돼 있음도 알아냈다.

‘마른 걸레 짜듯 예산을 짰다’, ‘재단에 돈이 별로 없다’, ‘적립금은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서 쓸 수 없다’는 학교 당국의 핑계가 거짓이었던 것이다.

교육 기관의 주식투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9년에는 고려대가 7백31억 원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를 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손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보다 1년 전에 금융 공황이 전세계를 휩쓸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 때에도 손실은 엄청났을 것이다.

학교 재단이 이렇게 돈놀이를 하는 동안 다른 학교 구성원들은 고통받아 왔다.

학교 당국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금을 77퍼센트 인상했다. 같은 기간 물가인상률인 40퍼센트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학교 당국은 노동자들을 가장 싸게 부리는 용역업체를 골라 노동자들을 간접 고용해서 열악한 조건에서 고된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과 학내 구성원이 아니라는 모멸감을 주었다.

학교 당국이 등록금을 올리고, 우후죽순처럼 건물을 쌓아올리고, 재산을 쌓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들은 너무 적은 보수를 받고, 그나마도 생계를 위해 이 대학 저 대학을 돌다 보면 교통비로 까먹기 일쑤다.

물가 인상이 평범한 사람들을 짓누르는 지금, 재단은 돈놀이를 할 것이 아니라 등록금을 내리고, 청소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그 밖에 고통 받아온 학내 구성원들을 위해 써야 한다.

지금 고려대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비정규강사노조의 김영곤 씨는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는 학교에 맞서 본관 앞 텐트 농성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등록금 2퍼센트 ‘꼼수’ 인하 합의안에 만족하지 말고 힘을 모아서 학교 당국과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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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3일에 작성된 <레프트21> 75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고려대 전 출교생 손배 소송 2심승리의 ‘전국적 선례’를 만들고자 합니다


주병준 (고려대 전 출교생)

지난 2월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고려대 전 출교생들이 고려대 당국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소송 2심 최후 변론이 있었다.

최후 변론은 전 출교생과 고려대 측이 각각 15분씩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프리젠테이션은 민사 소송에서는 유례가 없는 방식이라고 한다.) 나를 비롯한 전 출교생들은 당시의 시위가 보건대 학생들에 대한 차별에 맞선 저항이었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전 출교생들은 이건희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 반대 시위,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이었고, 학교는 이러한 학생들을 표적삼아 징계했다는 점도 주장했다. 이것이 출교 - 퇴학 - 무기정학으로 이어진 악질적 징계 릴레이의 진정한 이유였다.

우리 측 변호사는 고려대 당국이 진보적 학생 활동가들을 마치 “‘뿔달린 도깨비’, ‘폭력집단’ 으로 매도하는 편견 속에서” 징계했다고 통쾌하게 지적했다.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학교 측 변호사는 “운동권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다”며 둘러댔지만 “이건희 학위수여 등”의 과거 활동을 누적한 징계라는 점은 학교 측이 증거자료로 직접 밝힌 것이었다.

고려대 성추행범 출교에는 1백 일이 넘게 걸렸지만, 차별에 항의한 우리들을 출교하는데는 14일 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학교 측은 당시 시위를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고, 전 출교생들의 행동은 패륜적 ‘감금’이었다는 식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이전 소송에서도 학교 측은 왜곡된 사실 관계에 대해 어느 것도 입증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학교 측은 출교, 퇴학, 무기정학과 관련된 5번의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여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못한 것을 두고, 자신들이 모두 용서한 결과인양 ‘대인배’인 척 했다. 그러면서 전 출교생들의 저항은 사회적으로도 용인되지 못하는 행동이었고,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거짓과 왜곡

그러나 잇따른 징계들을 철회시킨 것은 전 출교생들이 학교 측의 사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정당성을 주장하며 끝까지 싸웠기 때문이다. 출교 철회 투쟁은 4천 명이 넘는 고려대 학생들의 징계철회 서명, 1천 명이 넘는 탄원서, 수백 건에 달하는 시민사회와 고려대를 비롯한 국내외 교수들의 성명서 등의 지속된 사회적 연대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전 출교생들은 이것이야 말로 진짜 ‘사회통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학교가 법률적으로 비전문가’라는 근거로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매우 정치적으로 판결했고, 우리는 이런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검찰 총장 출신, 대법원장 출신 등이 학교 측 변호사들을 자문하고 있다”는 내용의 학생처장 인터뷰 동영상을 첨부해 반박했다.

또한 연이은 소송의 패배에도 학교 측이 징계를 철회하지 않고 징계 수위만 낮췄던 이유는 잘못을 인정할 경우 나타날 후폭풍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학교측이 제시한 증거를 봐도 “[징계를 철회하면] 손해배상 … 점거 이런 일들이 눈에 보이듯이 예상”, “재산적이든 정신적이든 학교 차원에서의 또는 명예적인 것에 손실을 많이 입을 것”, “지난번 상벌위원들의 의사결정을 번복한다면 뭐가 되느냐는 것” 등의 표현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우리는 프리젠테이션의 결론 부분에서 서울대, 중앙대, 동국대 등의 학생 징계 사례를 함께 언급했다. 이 대학들의 “공통점은 대학의 운영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징계를 내리고 있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반대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려 위축시키려하고 있는 것이다.

전 출교생들은 “대학이 정의가 살아 숨쉬는 교육기관”이 되기를 바라고 “거짓과 왜곡으로 빼앗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소송을 시작했다. 고려대 학교 당국은 출교를 두고 “전국적 선례”라고 했다. 반면, 우리는 징계에 맞선 우리의 투쟁과 손해배상 소송이 학생운동이 승리한 ‘전국적 선례’로 남기를 바란다.

2심 판결 선고일은 3월 27일 오전 10시이고 장소는 서울고등법원 서관 310호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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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정 확충하고 기성회비 폐지하라

정현호(서울시립대 학생)

2월 4일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주최로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을 위한 전국 국공립대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1월 27일 청구소송이 1차 승소한 것에 힘입어, 한대련에 가입하지 않은 대학의 총학생회와 기성회비 청구 운동본부도 대거 참가했다. 국공립대학 21곳의 대표자들이 모여, 운동을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논의했다.

대표자들은 국공립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키는 것을 기성회비 반환 운동의 목표로 정했다. 더불어 정부가 국공립대학을 분명히 책임지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일부 참가자들은 현재 국공립대 등록금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하는 기성회비가 폐지됐을 때 국공립대 재정이 파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이 운동이 단지 기성회비 폐지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기성회비 액수만큼 국가의 재정지원이 늘어야 한다. 한국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은 OECD 국가들의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친다. 정부의 국공립대 지원을 대폭 늘려 교육조건 후퇴 없이 기성회비를 폐지시켜야 한다.

학교 당국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성회 직원을 구조조정하려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성회가 고용한 노동자들은 사실상 대학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고 있으므로 기성회비가 폐지되면 이 노동자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공무원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 

1심 승소 뒤, 교과부는 기성회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했다. 오히려 문제의 책임을 정부나 대학 당국이 아닌 기성회로 국한시키려 했다. 

또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기성회계와 일반회계를 통합하는 재정회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한다. 그러나 재정회계법은 결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게다가 재정회계법은 국공립대 법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의 일부다.

기성회비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은 전체 반값 등록금 운동의 일부라는 관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명백히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야 기성회비 문제가 법원에서 지적된 것 자체가 반값 등록금 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법인화 등으로 문제를 회피하려는 교과부와도 맞서야 한다. 

1차 소송 승리는 많은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이는 교육의 공공성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기층의 요구를 반영한다. 곧 발족될 전국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 운동본부는 소송운동을 넘어서 아래로부터의 분노를 투쟁으로 분출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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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진보언론 <레프트21>에 실린 것을 재수록한 것이다.

등록금 — 조삼모사식 쥐꼬리 인하대폭 인하를 위한 행동을 건설하자

성지현

가슴 설레는 구호인 ‘반값 등록금’이 서울시립대에서 실현됐다. 그동안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등록금 인하’도 대세가 됐다. 이것은 지난 수년간 대학생들과 사회 운동이 투쟁으로 일군 성과다. 

그러나 올해 대학의 등록금 인하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현재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들은 등록금을 고작 2~3퍼센트 인하했을 뿐이다. 여전히 대학생과 학부모 들은 등록금 1천만 원에 허덕인다. ‘대학 등록금이 지금 수준에서 최소 12.5퍼센트 인하가 가능하다’는 지난해 대학 감사 결과가 무색해진다. 

△지난 10년간 물가 인상률의 2~3배나 오른 등록금  학생과 노동자 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 살인적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 ⓒ그래픽 오정민ㆍ김준효

지난해 4월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는 학생들 대학생들은 사회 첫 발을 딛기도 전에 빚을 지고 있다.  ⓒ이미진

그동안 대학들은 물가인상률의 두세 곱절씩 등록금을 올려 왔다. 뻥튀기 예산, 입학금 대폭 인상 등 온갖 방법으로 돈을 벌어 사립대들이 쌓아 둔 돈이 무려 10조 원이다. 올해 고려대학교 입학금이 서울시립대 인문계 학생들의 등록금보다 비싸다! 

그러면서 대학들은 이번 소폭 인하에 앓는 소리를 한다. 일부 대학은 등록금 인하를 명분으로 수업 일수를 줄이거나, 시간 강사를 자르거나, 강의 과목을 축소했다. 연세대는 학생들에게 줬던 장학금을 빼앗으려 해 빈축을 샀다. 

등록금을 ‘찔끔’ 인하한 것조차 학생과 학내 구성원 들에게 고통으로 떠넘기려는 것이다. 학생들을 우롱하는 조삼모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정부도 제대로 된 등록금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반값 등록금 운동의 압력으로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약간 늘렸다. 그러나 정부가 과장한 것과 달리, 애초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를 위해 배정해 놓은 돈에 고작 3천3백23억 원을 증액했을 뿐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약속인 반값 등록금은커녕, 지난해 6월 한나라당이 명목 등록금을 30퍼센트 인하하겠다고 내놓은 안보다 한참 후퇴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에 따라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장학금 제도”라며 올해 도입한 국가장학금도 문제투성이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자료를 보면, 장학금 수혜자를 평점 B학점 이상으로 제한해서 실제로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액수도 너무 적다. 기초수급자에게 1년에 4백50만 원을 준다는데, 1인당 교육비가 2천만~3천만 원씩 드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조차 신청기간을 제대로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대학생 약 5만 명이 대부업체에 빚 8백억 원을 진 것이 드러났다. 학자금 대출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도 3만 명이 넘어섰다. 대학생들은 사회 첫 발을 딛기도 전에 빚을 지고 있다. 

신용불량자

대학과 정부는 적립금을 풀고, 고등교육 재정을 늘려서 실제 고지서상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알아서 그리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투쟁으로 강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고려대, 성대, 연대, 한국외대 등의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 대표자들이 생색내기 등록금 소폭 인하를 합의한 것은 문제다. 이는 이후 추가 인하를 위해 학생들이 투쟁할 명분을 스스로 내던지는 것이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불만과 고통을 전혀 대변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학생 대표자가 합의했다고 해서 학생들 전체가 동의하고 합의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런 대학에서 진보적 학생들은 기층의 학생회, 동아리, 소모임, 개인들을 모아서 투쟁 기구를 건설하고 학생들의 불만을 모아서 행동을 건설해야 한다. 

경제 위기 시기고, 여러 대학이 2~3퍼센트 인하를 담합했기 때문에 대학 당국이 쉽게 양보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학교의 실질적 양보를 얻어내려면 점거와 같은 전투적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학교 당국에 맞선 투쟁을 벌이는 동시에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정부에 맞선 투쟁에도 참가해야 한다. 

이런 투쟁이 성장할 때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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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대련 전학대회에 참가한 대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이다.

한대련 전학대회

대의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제언

 

대학생다함께

www.alltogether.or.kr/ student@alltogether.or.kr / 010-5678-8630

 

올해 가슴 설레는 구호인 ‘반값등록금’이 서울시립대에서 실제로 실현됐다. 또한 그동안 불가능해보였던 ‘등록금 인하’가 이제는 대세가 됐다. 이것은 지난 수년 간 대학생들과 사회 운동이 투쟁을 통해 만들어낸 성과다. 한대련은 이 운동에서 주도적 구실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반값등록금 운동에는 약점도 있었다. 기성 정치권에 의존적인 방식으로 운동이 건설돼서 기성 정치권 관심도에 따라 운동이 부침을 겪었고, 또한 학내에서 벌어졌던 등록금 투쟁과 긴밀히 결합하지 못했다.

올해 있을 총·대선을 둘러싸고 반값등록금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 운동을 더 확대·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반값등록금 운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던 한대련의 전학대회에서도 올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한대련 대의원 동지들에게 ‘대학생다함께’도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총·대선 대응 ― 진보 후보 지지가 우선이다

 

한대련 집행부가 제출한 <8기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2012년 총노선”>(이하 <총노선>) 문서는 8기 한대련의 첫 번째 목표를 “2012년은 반값등록금 실현의 원년, 19대 국회를 반값등록금 국회로 만들어 상반기 내 반값 등록금을 실현!”으로 삼고 있다. 이런 목표를 위해 3월 30일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대학생 유권자 운동(투표 독려 캠페인, 부재자 투표 운동), 국회의원 후보와 정책 협약식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국회만들기 대학생 운동본부’도 건설 중이다. 올해 총ㆍ대선을 앞두고 반값등록금 운동과 선거를 연결시키자는 취지다.

올해 총ㆍ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패배하면, 이명박에 맞서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고, 개혁적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조금은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올바른 입장을 취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투표 독려 캠페인, 부재자 투표 운동”, 또는 국회의원 후보와의 정책 협약 운동으로 충분할까?

20대가 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투표 참여 운동은 자연스럽게 대안 문제를 제기한다. 즉, 투표에 참여해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누구를 지지할지 분명하지 않은 채, 투표 참여만 주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투표 참여의 동기도 떨어진다.

그렇다면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 선거 때 반값등록금을 도입하겠다고 서약한 후보들인가?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선거 기간 반짝 대중들의 의제에 관심 있는 척하다가 막상 당선 후에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때문에 단지 선거 기간에 하는 말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실천과 주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반값 등록금과 대학생들의 문제 해결에 가장 명확한 대안을 가지고, 일관되게 운동을 건설해 온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은 꾸준히 교육 재정 확충과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무상 교육을 주장하고, 투쟁을 건설해 왔다. 대학 구조조정에도 일관되게 반대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전술은 어떠해야 하는가?

 

물론 민주당과 같은 중도 개혁 정당들도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면서 올해 투쟁에 참가했다. 이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의 재원 마련의 한 방안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6월 6일 반값 등록금 집회에서 ‘소득별 단계별 반값등록금’을 주장했다가 대중들의 야유를 받고 입장을 철회한 것처럼, 민주당은 운동의 압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불철저하고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지난 노무현 정권 기간에 민주당은 등록금 인상에 주된 책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한대련 <총노선> 문서는 “대학생 문제 해결하고 국민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국회의원과 민주정부를 당선시킵시다”하고 제안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통합당이 이런 세력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진보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곳에서는 진보 개혁 대중에게 개혁적으로 여겨지거나, 반값 등록금을 내세우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 즉, 최종적 상황에서 투표 전술은 유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조차 비판을 삼가거나 환상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볼 수 없는 중도 자유주의 정당인 민주통합당을 혹여 “한국 사회를 민주적으로 발전시킬” 세력이라는 식으로 환상을 부추겨서는 진보 진영이 반한나당 세력의 주도권을 쥘 수 없을 것이다.(87년 6월 항쟁과 7,8,9월 노동자 대투쟁의 성과로 한국에서 불완전하게나마 민주화가 진행된 것에서 보듯이, 민주화의 동력은 자유주의 야당이 아니라 노동계급과 학생들의 대중 투쟁과 자주적 조직에서 나온다)

 

반값등록금 투쟁 — 선거보다 대중투쟁에 분명한 강조점이 있어야 한다.

 

다른 한편, 선거의 의미를 과장해서도 안 된다. 물론 한대련도 대중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3월 30일 대규모 대학생들의 집회를 조직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한대련 지도부가 올해 대중운동의 주요 구호로 꼽은 “19대 국회를 반값 등록금 국회로!”, “반값 등록금 거부 정당 의회에서 퇴출시키자”, “잊지 말자 디도스, 닥치고 투표하자”, “대학생이 투표해서 대학생의 삶과 세상을 바꾸자”를 보면, 선거가 거의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또한 전반적 사업 계획을 보면, 선거를 중심에 두고 부차적으로 대중투쟁을 결합하는 듯하다.

그러나 사학 재단을 포함해 이 사회를 운영하는 자들은 선출되지 않은 자들이기 때문에 단지 투표만으로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대중 행동에 있다. 유럽의 무상 교육과 같은 복지도 엄청난 대중투쟁의 고양기 때 이뤄진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선거와 대중투쟁 중에 분명하게 대중투쟁 건설에 강조점이 있어야 한다. 물론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전부터 사회 운동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선거는 대중투쟁의 보조 수단이어야 한다.

이와 반대로 대중투쟁을 선거나 의회 로비 활동의 보조물로 여기다 보면,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으로 반값등록금 운동이 약화된 데에서 보듯이 기성 정치인들의 관심 정도에 따라 부침을 겪기 쉽다.

한편 학내에서 대학 당국에 맞선 투쟁을 잘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대학 당국들은 매년 부당하게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생색내기로 소폭 인하하는 데에 그쳐,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3월부터 여러 대학에서 총회가 성사되는 등 활발한 학내 투쟁이 있었다. 학생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을 둘러싸고 학내에서 대중 운동이 잘 건설돼야 자신감이 높아지고, 학생들이 정부를 향한 투쟁에도 더 잘 나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이대나 고대 등, 한대련 내 일부 경향의 총학생회가 3월에 분출했던 투쟁 동력을 점거 투쟁과 같은 전투적 행동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반대하거나 회피하고, 학내 투쟁과 접점 없이 반값 등록금 투쟁을 강조한 것은 아쉽다.

올해 대부분의 대학들은 감사원의 12.3% 인하 권고조차 무시하고 등록금 소폭 인하를 통해 생색만 내고 있다. 여전히 살인적인 등록금으로 학생ㆍ학부모는 고통 받고 있다. 따라서 올해도 학교 당국에 맞선 투쟁을 건설하고,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올해는 총·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제에 대한 투쟁이 활발할 것이다. 우리는 올해 대학 당국에 맞선 등록금 인하 투쟁과 정부에게 교육 재정 확충을 통해 국공립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도록 강제하는 투쟁을 잘 건설해야 한다. 이런 투쟁이 있어야지만, 정치권도 압력을 받을 것이다. 대중투쟁에 명확한 강조점을 두고 선거대응을 결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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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이 발표한 참여당 통합 반대 연서명이다.

<참여당 통합 반대 학생당원 연서명>

독립적 진보정치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저해할

참여당과의 통합을 중단해야 합니다

 

9월 25일 당대회는 참여당과의 통합 안건을 부결시켰다. 장원섭 사무총장도 “당대회 결정은 정확히 [참여당과의 통합이] 부결이 된 것이다. 이것은 조직적 결정이다” 하고 인정했다. 우리는 진보의 가치를 지켜낸 것에 크게 안도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당대회 결정사항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3자 원샷 통합’을 추진했다. 우리는 당대회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당내 민주주의와 노동자 운동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를 보며 분노를 느낀다.

참여당은 진보가 아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광범위한 세력의 단결을 원하고, 한미 FTA 저지 운동에 참여당도 일부로 참여하고 있으므로 참여당 지지자들과 운동 속에서 협력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참여당의 평범한 지지자들과 지도자는 구분해야 한다. 참여당의 지도자들이 운동에 참여한 것은 우리가 옳았고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지, 참여당이 진보가 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당은 강령에 “기업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으며 …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강령은 자신들의 기반이 기업들을 떠나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참여당의 지도부나 선거 출마자들은 전직 청와대 고위 관료, 전직 공공기관 임원, 기업주 출신으로 민주당 등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한미 FTA를 추진하고, 등록금을 인상하고,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지난 정권의 계승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참여당과의 통합은 진보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의 힘을 마비시킬 것이다. 1과 1을 더해도 그 방향이 다르면 2가 아니라 0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시민이 진보와 통합하려는 것이 진보로 전향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참여정부) 4년 동안 한 일은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로 몰아서 돌 던진 것 밖에는 없다"며 "자유주의와 진보 세력이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자유주의에 대한 진보의 비판을 묶어두기 위해 통합하려는 것이다.

그는 야권통합정당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는 입장이다. 유시민과 참여당은 진보와의 통합을 사실상 야권단일정당으로 가는 수순 정도로 사고하고 있다. 참여당과의 통합 후 야권 통합이 추진된다면 진보는 사분오열되고 진보정치의 대의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참여당 지도자들의 추악한 의도에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

이번 통합은 10.26 재보선이 보여준 의의와 어긋난다. 대중은 김대중, 노무현 계승 세력을 신뢰하기 보다는 시민운동 세력에 지지와 기대를 보내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전국 평균 25%의 득표를 한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참여당은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민주노동당의 차별성과 존재감을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다.

우리 학생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이 “자본가로부터 독립된 진보정치세력 건설,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창당 정신을 올곧게 구현해 나가기를 바란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그 과제를 성취하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당 지도부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2011년 11월 24일

강민선(경성대), 권기봉(공주교대), 권혁민(국민대), 김동욱(서울교대), 김동은(인천대), 김무석(건국대), 김민호(충북대), 김승주(이화여대), 김소망(건국대), 김영익(고려대), 김준효(고려대), 김지윤(고려대), 민혜은(대전대), 박근홍(카이스트), 박연오(부산대), 박영준(원광대), 박용석(명지대), 박재광, 박준규(국민대), 박준희(부산대), 박지예(연세대), 박한솔(인천대), 박혜신(한국외대), 배상진(청주교대), 성지현(이화여대), 소민호(고려대), 양유진(한국외대), 양효영(이화여대), 여승주(한국외대), 오선희(인하대), 윤승훈(충남대), 윤주양(고려대) 이동엽(성균관대), 이상엽(부산대), 이서영(명지대), 이아혜(국민대), 이욱현(한국외대), 이원웅(고려대), 이재성(한국외대), 이재빈(연세대), 이재융(건국대), 이중태(한국외대), 임준형(성균관대), 장수영(이화여대), 장승준(국민대), 전승욱(연세대), 정기인(충남대), 정진아(국민대), 정현호(서울시립대), 조승수(성균관대), 최혜지(충북대), 한기종(카이스트), 황소영(서울시립대) 이하 53명(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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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학생회장 후보와 당선자들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연서명을 발표했다. 아래는 발표문 전문이다. 


학생회장 후보 및 당선자 연서명

 

99%의 단결과 투쟁을 가로막을

국민참여당과 진보정당의 통합에 반대합니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는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3자 원샷 통합이라고 부릅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11 27일에 당대회를 소집해 ‘3자 원샷 통합을 결정하려 합니다. 우리는 99%의 단결과 투쟁을 저해할 국민참여당과 진보정당의 통합에 반대합니다.

3자 대표는 결의문에서 진보의 통합이야말로 시대의 소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참여당은 진보가 아닙니다. 참여당이 계승하는 노무현 정부는 물가인상률을 상회하는 등록금 인상과 청년 실업률 확대를 방조했고, 국립대 법인화, 비정규직 확산 등 99%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1%를 위한 한미FTA도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것입니다.

참여당은 여전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하겠다’, ‘해외 파병 가능성을 닫아둘 수 없다’, ‘고용유연성은 필요하다’, ‘FTA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다 친기업 반민중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대표는 최근 한미FTA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의 FTA 추진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입니다. 이러한 친자본주의 정당과의 통합은 진보정당의 강령과 실천의 수위를 낮출 위험이 큽니다. 이는 결국 99%를 위한 일관된 단결과 투쟁을 저해할 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시대의 소명에 역행하는 것

 

10.26 재보선 결과와 안철수, 박원순 열풍은 대중이 기존 정치 세력을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계승 세력도 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대학생들의 여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을 대변하려면 기존 정치 세력으로부터 독립한 99%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합니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표방한 참여당과의 통합은 이러한 시대의 소명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부결한 9.25 당대회 결정을 무시하고 밀실야합을 추진했습니다. 새진보통합연대 지도자인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는 별안간 통합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이들이 밀실에서 논의한 것은 공직, 당직 지분 문제였습니다. 이들의 비민주적이고 기회주의적인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보다 당내 민주주의와 진보의 원칙을 우선시한다면 지금 당장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중단해야 합니다.

1%에 맞선 저항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한미FTA에 반대하는 대중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보의 갈 길은 99%의 요구를 일관되게 대변하고 이를 위한 투쟁을 건설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무원칙한 참여당과의 통합 중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고려대학교 45대 총학생회 정학생회장 후보 김지윤

고려대학교 45대 총학생회 부학생회장 후보 소민호

고려대학교 42대 사범대 정학생회장 후보 윤주양

고려대학교 42대 사범대 부학생회장 후보 이주원

고려대학교 45대 문과대 정학생회장 후보 조명아

고려대학교 45대 문과대 부학생회장 후보 유지인

고려대학교 45대 문과대 정학생회장 후보 이원웅

고려대학교 45대 문과대 부학생회장 후보 김경아

서울대학교 30대 인문대 학생회장 후보 염동혁

성신여자대학교 28대 인문대 학생회장 후보 김진효

성신여자대학교 27대 사회대 학생회장 후보 오미라

이화여자대학교 17대 사회대 학생회 공동대표 후보 김승주

이화여자대학교 17대 사회대 학생회 공동대표 후보 양효영

중앙대학교 1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후보 박준성

한국예술종합학교 16대 영상원 정학생회장 후보 양주연

한국예술종합학교 16대 영상원 부학생회장 후보 강덕구

한국외국어대학교 46대 총학생회 정학생회장 후보 박혜신

한국외국어대학교 46대 총학생회 부학생회장 후보 양유진

성균관대학교 29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당선자 권수민

 

201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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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학벌주의적 압력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유진 (다함께 한국외국어대 모임)

<레프트21> 68호 | 발행 2011-11-05 | 입력 2011-11-03

  최근 한국외국어대에서는 본교와 분교의 통합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학교 당국이 본ㆍ분교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된 이유는 규모를 키우면 대학 평가 순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의도가 이렇다 할지라도 본ㆍ분교 통합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에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 서울과 지방 대학 간 차별이 깊이 아로새겨진 상황에서 본ㆍ분교 통합은 서울과 지방 학교 사이에 차별을 완화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방 분교 학생들은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다.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분교생이라는 차별적인 꼬리표를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통합을 환영한다.

  그런데 서울캠퍼스 일부 학생들은 “같은 등급이 되기 싫다”, “학벌세탁이다” 하는 말까지 하며 통합을 반대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통합 반대 서명ㆍ삭발ㆍ단식ㆍ비상총회 등을 벌였고 10월 26일 열린 비상총회는 1천5백68명이 참가해 성사됐다. 총회가 끝나고 3백여 명이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여 이틀 만에 학교는 총학생회의 요구안을 수용했다. NL경향 학생회 등 일부 진보적 학생회도 이런 활동에 동참한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총학생회는 학교의 비민주적 행태를 문제 삼는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선전물에서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밤을 새워 가며 공부했던 날들[을 떠올려 보라]”, “빼앗기는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하면서 명백히 학벌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갈등

  또, 총학생회가 학교에 요구한 협의 테이블에는 용인캠퍼스 학생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다. 게다가 총학생회는 11월 2일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학생회칙을 개정해 복수전공 이수자들을 학생회 정회원에서 준회원으로 강등시켰다. 복수전공제도로 서울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용인캠퍼스 출신 학생들에게서 학생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한 것이다. 이것이 학벌주의적 공격이 아니고 무엇인가.

  본ㆍ분교 통합을 반대하는 또 다른 근거는 통합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물론 본ㆍ분교 통합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만약 학교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한다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본ㆍ분교 통합 반대 주장은 양 학교 학생들 간의 갈등을 초래해, 차후에 벌어질 수 있는 ‘진짜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다.

  ‘다함께’ 한국외국어대 모임, 중국어대 학생회, 외대발전학생추진위원회 등은 유인물ㆍ대자보ㆍ강의실 선전 등을 하며 본ㆍ분교 통합 반대 운동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우리의 주장을 반대하며 대자보를 떼거나, 유인물을 찢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차별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용기있게 싸우고 있다.

  특히 중국어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의 압력에도 끈질기게 학우들을 설득했다.

  “일부 학생들은 서울캠퍼스 학생 다수가 통합을 반대한다며 중국어대 학생회한테 다수결을 따르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잘못된 주장을 그저 다수라고 받아들일 수는 없잖아요.(박혜신 중국어대 학생회장)

  “용인캠퍼스 사람들이 받는 박탈감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서울에서 공부하는 용인캠퍼스 복수전공자들은 자신이 복수전공자라는 것을 이야기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우리는 앞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압력이 크지만 앞으로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큽니다.”

  우리가 끈질기게 주장한 결과, 총학생회 등은 ‘통합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계속 강조해야 했고, 한 NL 경향의 학생회장은 ‘우리는 사실상 조건부 찬성이었다’며 슬쩍 말을 바꾸기도 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캠퍼스 간 차별과 구조조정 없는 통합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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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본·분교 통합 논란 

학벌주의에 맞서 단결 투쟁한 전통을 계승해야

김영익

<레프트21> 68호| 발행 2011-11-05 | 입력 2011-11-03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대학 본교와 분교의 통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여러 대학이 본교와 분교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 8월 중앙대의 본ㆍ분교 통합을 승인한 데 이어 경희대, 단국대 등이 본ㆍ분교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본교와 분교의 유사학과를 구조조정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본교와 분교 내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 본교 학생들의 반발이 대체로 학벌주의에 편승하고 본교와 분교의 차별 해소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용인캠퍼스와의 통합 계획에 반발해 학생총회를 열고 본관을 일시 점거했다. 중앙대 일부 학생과 학생회 들은 안성캠퍼스를 다니던 재학생들의 학적이 자신들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반발해, 중앙대 당국이 안성캠퍼스 재학생들의 학적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의 NL 계열 학생 활동가 등 학생운동 진영 일부도 통합반대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학벌주의와 본ㆍ분교 차별에 맞선 진보적 학생들의 투쟁 전통을 망각한 것이다. 

△2006년 고려대와 고려대 병설 보건대가 통합한 후 병설 보건대 차별에 맞서 투쟁한 고려대의 진보적 활동가들 학벌 차별에 반대해 온 학생운동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 ⓒ고대신문

차별에 맞선 투쟁

정부는 1970~80년대에 수도권 인구 집중 억제와 지방 발전 등을 이유로 사립대들의 지방 분교 설립을 권장했다. 사립대들도 분교 설립으로 학생 정원이 증가해 등록금 수입이 늘어나는 등 여러 이점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경쟁적으로 분교를 세웠다.

교육 기회 확대라는 측면보다 학교와 재단의 수익 증대 목적이 더 강했으므로, 대학 분교들은 설립 초부터 학생들의 커다란 불만을 샀다. 형편없는 시설, 부실한 강의, 노골적 차별은 분교 학생들의 투쟁을 촉발했다. 그래서 1984년 한양대 분교 학생 2천여 명이 분교 차별에 항의해 거리 시위에 나서, 학생들이 사복형사들을 잠시 억류하는 등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1987년 항쟁과 맞물려, 분교 차별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저항이 확대됐다.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단국대, 건국대, 동국대 등에서 ‘지방 캠퍼스 지원 확대’와 ‘차별 해소’를 요구하는 시위와 점거 농성이 잇따라 열렸다. 1989년에는 제2캠퍼스총학생회연합을 결성해 차별 해소를 위한 공동의 행동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고려대 서창캠퍼스(지금의 세종캠퍼스) 학생 1천2백여 명이 무기한 수업 거부를 하고 집단 상경해, 14일 동안 본관 건물을 점거하고 재단 설립자 김성수 동상에 올가미를 거는 등 커다란 투쟁을 벌였다.

투쟁의 압력으로 1988년 노동부가 기업체에게 입사 응시 원서에 본ㆍ분교 표시란을 삭제하도록 권고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본교와 분교 사이의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다. 본교와 분교는 각종 지원에서 차이가 많다. 장학금 수혜율이 대표적이다. 2010년 건국대 본교의 장학금 수혜율은 52.1퍼센트인데 반해, 분교는 고작 39.2퍼센트 수준이다. 최근에는 고려대처럼 지방 분교를 독립채산제로 운영해, 학교 당국이 아예 지원을 끊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분교에 대한 재정 지원이 적다 보니, 분교의 등록금 인상률이 본교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 2011년 중앙대 서울캠퍼스의 등록금 인상률은 2.9퍼센트인데, 안성캠퍼스는 3.5퍼센트였다.

취업 과정에서 겪는 불평등도 여전하다. 예컨대 고려대 본교 졸업자는 취업률이 64.6퍼센트인데, 분교 졸업자는 48.7퍼센트밖에 안 된다.

이처럼 분교는 정규직 취업률 등 각종 지표가 본교보다 크게 나쁘기 때문에, 아예 대학 평가에서 분교를 제외하고 본교만 평가 받으려는 대학들이 많다.

사정이 이러니 많은 분교 학생들은 소외를 느끼고 심리적 위축감에 시달린다.

심지어 ‘조려대(고려대 조치원캠퍼스(세종캠퍼스))’, ‘원세대(연세대 원주캠퍼스)’ 등 분교 학생들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인터넷 게시판과 본교 건물 화장실 낙서에 난무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차별적인 용어들 때문에 학생들이 받을 정신적 상처가 매우 클 텐데 말이다.

본교와 분교 간 차별을 해소하는 데 진보적 학생들은 앞장서야 한다. 본교 학생들이 분교 차별로 득을 얻는 게 절대 아니다. 비싼 등록금, 부실한 수업, 불안정한 취업 등의 문제는 정도 차이가 있을지언정 본교와 분교 학생들의 공통 문제다.

단결

정부와 기업에 양질의 일자리를 요구하는 투쟁에서 학생들이 분열하면 효과적이지 못하다. 또, 등록금 인하, 수업 질 개선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원한다면, 학교 당국과 정부에 맞서 본교와 분교 학생들이 모두 단결해 싸워야 승리를 얻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따라서 대학에서 활동하는 진보 활동가들은 일부 보수적 학생들이 주는 압력에 굴하지 말고, 다수 학생을 단결시킬 수 있는 요구를 내세워야 한다. 이것을 학생들에게 끈덕지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는 대학 서열화 자체를 폐지하도록 도전해야 한다. 대학 서열화는 계급 지배를 합리화하고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는 데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진행되는 본ㆍ분교 통합은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의 일부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이 본ㆍ분교 통합이 대학을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 걱정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본ㆍ분교 통합이 차별을 완화시키기보다 차별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번에 통합 승인을 받은 중앙대가 바로 그렇다. 중앙대는 본ㆍ분교를 통합하려고 안성캠퍼스의 경영경제계열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그리고 안성캠퍼스의 기존 재학생들은 학적이 변경되지 않으며, 서울캠퍼스 소속 학과로 전과하는 것도 여전히 제약 받는다. 즉, 내년에 안성캠퍼스로 입학하는 신입생은 본교생인데, 2학년 이상 선배들은 분교생인 상황이 됐다. 게다가 중앙대 당국은 서울캠퍼스에서도 가정교육과 폐과, 사범대 구조조정 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본ㆍ분교 통합을 반대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과 차별 해소를 위해 본ㆍ분교 학생들이 단결해서 싸우는 것은 가능하다. 2006년 부산대에 통합된 밀양대 재학생들이 차별에 항의해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무기한 수업 거부에 들어가자, 부산대의 다함께 회원들을 비롯해 부산대 학생들이 밀양대 학생들의 투쟁에 연대한 바 있다. 같은 해 고려대와 고려대 병설 보건대가 통합되자, 고려대의 진보적 활동가들은 병설 보건대 학생들도 고려대 재학생과 동등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싸웠다. 이 때문에 다함께 회원 등을 비롯해 일부 학생들은 출교라는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한국외국어대에서도 진보적 활동가들이 본ㆍ분교 차별 해소를 위해 학생들이 단결하자고 호소해야 향후 있을지 모를 구조조정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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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9.29 집회 평가를 위해 대학생다함께가 등록금넷에 제출한 글이다.


9.29 반값등록금과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촛불행동평가

  성지현(대학생다함께)

98일 이명박 정부가 등록금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애초에 공언한 반값등록금은커녕, 6월에 발표한 명목 등록금 30퍼센트 인하안보다 못하다. 게다가 그나마 내놓은 정책도 수치 부풀리기였고, 등록금 인하가 아니라 성적 조건이 있는 장학금 확대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반값등록금을 하려면 가짜 대학부터 없애야 한다며 꼼수를 부렸다. 여기에 민주당도 동조하며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취했다.

 

929 국민촛불대회는 정부의 기만적인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하반기에 대학생들의 힘을 다시 한번 모아내는 장이었다. 옳게도 이명박의 꼼수를 비판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가졌다.

그래서 29일 집회에는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28일 법인화법 폐기를 요구하며 동맹휴업을 한 서울대 학생들, 30일 통폐합에 맞서 동맹휴업을 예정하고 있는 교대 학생들, 정부의 부실대학낙인에 항의하는 추계예대 학생들이 집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전국 대학생 총회 4대 요구안(교육재정 확충으로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 비리재단 몰아내고 사분위 폐지, 국공립대 법인화 통폐합 중단,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 학생 책임전가 MB식 구조조정 즉각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여러 단위가 지적했듯이 이번 집회에 참가자가 꽤 줄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상반기 반값등록금 운동은 각 대학 교육 투쟁의 여파 속에서 치러졌다. 올해 상반기는 여러 대학에서 등록금 투쟁이 활발했다. 또한 6월에는 서울대 법인화 반대 본부 점거 농성이 전국적 초점이 되고 있었다. 이런 기층의 분위기와 이명박에 대한 불만으로 처음 몇 백 명에서 시작하던 반값등록금 운동은 61015천 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6.10 이후로 규모가 줄기 시작했다. 운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한대련과 등록금넷의 주요 단체들이 민주당에 의존하면서 운동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당시 운동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구를 연결·확대하고, 노동자들을 동참시키는 것이 필요했으나 되지 않았다. 집회 연단에서도 투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종종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목소리에 중점이 실렸다.

운동의 주요 지도자들이 민주당 등 정치권에 주로 의존하는 방식으로 운동을 조직하다 보니, 하반기에 민주당 정치인들이 등록금 쟁점을 열의 있게 다루지 않고 언론에서도 이전보다 반값등록금 운동을 조명하지 않자 운동의 동력이 떨어졌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선거를 통한 심판을 강조하면서 투쟁을 부차화하거나 선거와 대립시키는 주장도 있었다. 상반기 반값등록금 운동을 지지하는 날라리 선배로 운동 확대에 기여한 김여진씨는 이대 강연회에 와서 "이제 촛불 시위는 의미가 없다. 20대가 투표를 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29 집회 당일 2부 프로그램이었던 나꼼수토크콘서트의 결론도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안 된다. 정권 교체였다.

이는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후 반값등록금을 통과시키자는 메시지인데, 이는 대중들에게 당장 행동할 필요성보다는 수동성을 부추긴다. 그래서 이번 집회에서는 불만과 행동 사이의 격차가 컸던 것이다.

 

929 집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반값등록금국민본부의 소속 단체들이 함께 상의하고 만들어가기 보다는, 대부분 한대련이 단독으로 결정추진한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물론 한대련이 반값등록금 운동을 건설하는 데에 초반부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후에도 헌신적으로 운동의 성장을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대련이 집회 대부분을 추진결정하고 나서 나머지 단체들이 사후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면, 더 많은 단체들이 능동적으로 함께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집회를 위한 회의를 많이 했지만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날이 많았다. 심지어 한대련이 각 대학에 붙인 티져 포스터에는 아예 929 집회의 주최를 한대련이라고만 명시하는 일도 있었다.

당일 행진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고, 초점을 형성하기 위해서 도심 행진을 시도한 것은 필요했다.

그러나 당일 행진 계획에 대해서 이를 주도적으로 맡았던 한대련은 다른 참가 단위들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통으로 행진 전술에 대해서 논의결정하지도 않았는데, 이후 행진 대열이 경찰에 막혀 고립되자 한대련 집행위원장은 누구는 연행이 되고 누구는 연행이 안 되냐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게다가 연행을 감수하더라도 행진 대열 규모가 꽤 돼서 경찰과 충돌해서 행진을 치고 나갈 수 있다거나, 혹은 연행으로 인해 이후 더 큰 행동이 촉발되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 당일 연행 전술이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전세계적으로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월스트리트 시위는 매우 시사적이고, 여기에 연대하는 집회가 국제적으로 열리기도 했다. 이들은 1%에게 증세하고 99%에게 복지와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년 등록금을 결정할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지금, 내년 등록금 고지서에는 조건없는 반값등록금이 찍혀 나오기 위해서 우리도 미국과 유럽처럼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사안에 따라서 협력할 필요는 있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견지해야 한다. 반이명박 투표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아래로부터 투쟁이 변화의 동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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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성추행 가해자 출교 운동에 대한 학생행진의 평가 반박

출교 요구는 필요했다

김지윤∙김영익 (다함께 고려대 모임)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지 5개월이 흘렀다.

많은 성폭력 사건이 가해자보다는 오히려 피해자가 매장되거나 공동체에서 사라지는 일로 끝나곤 했지만, 이번에는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운동이 고려대 안팎에서 벌어져 다행히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

고려대 학생 3천여 명이 출교 요구 서명에 동참하고, 시민사회단체들도 고려대 당국에 가해자 봐주기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이런 항의 행동 덕분에 가해자 3인이 출교되고 1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 받는 등 가해자들을 비호하려는 움직임에 맞선 항의는 분명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학생행진(이하 행진)은 이런 출교 요구 운동의 의의와 성과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운동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하는 평가를 하고 있다.

고려대학생행진과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고려대 반성폭력연대회의는 출교 요구 운동이 벌어지는 중에 여러 차례 대자보를 통해 출교 요구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이 대자보들이 모두 행진 명의로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이 세 단체 모두 행진이나 그 활동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곳이고 행진이 이 대자보들을 모두 비판 없이 자료로 첨부하고 있으므로 대자보 내용을 행진의 주장으로 간주하고 다룰 것이다.) 가해자들이 출교된 뒤에도 행진은 뉴스레터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22호를 통해 출교 요구 운동을 비판했다(‘고려대 성폭력 사건에 부쳐: 또 다시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페미니즘 운동 그 자체가 필요하다!’). 이 글은 최근 발행된 ≪전국학생행진 팜플렛 7호≫에도 실렸다.

행진은 성폭력이“일상적으로 만연해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만 특수하게 봐선 안 되고, “우리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행진은 이번 출교 요구 운동이 “[성폭력을] 소수 파렴치한들의 문제”로만 여겨 “공동체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우리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성폭력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므로 “퇴학, 출교 등 처벌문제는 우리의 반성을 대신할 수 없 “고, “가해자들의 기록을 공동체에서 삭제하는 것으로 편하게 해결하려 하는 것은 어쩌면 무서운 일”이라고도 한다.

행진은 출교 요구가 “처벌주의”로 경도된 것이고, “명문 사학 고려대의 명예를 더럽히는 범죄자들을 퇴출”시키려는 “정화주의”일 뿐인 양 취급한다. 또, 출교 요구가 학교의 징계권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모두의 문제?

행진은 출교 요구가 ‘우리 모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이런 태도는 행진의 의도와는 달리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행진이 '우리 모두의 문제' 운운하며 고려대 성추행 가해자 출교의 필요성을 흐리는 것은 남성들이 일상적으로 보이는 여성차별적 태도들이 모두 성폭력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과 관련 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성폭력의 범위는 무한정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행진이 “성폭력이 너무나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사례로 든 것들은 다음과 같다. “여성의 외모, 육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평가”하는 것, “여성이 원하지 않는 성별 역할을 강요하는 것”,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일들” 등 …

위의 사례들은 분명 여성차별적인 언행의 사례다. 그리고 좌파 활동가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이런 여성차별적 언행이 스스럼없이 용인되는 분위기에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차별적 관념에서 비롯한 모든 언행들이 전부 성폭력은 아니다. 성폭력은 여러 여성차별적 행동 중에서도 특히 상대방의 의사를 거슬러 강압적으로 하는 성적 행위를 뜻한다.

여성차별이 체계적으로 유지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남성은 여성차별적 관념에서 자유롭지 않고 여성차별적 언행을 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단지 남성만의 문제도 아니다. 여성차별적 관습을 딸에게 강요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가를 떠올려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이 여성의 의사를 거슬러 성적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성은 전체 남성 중 소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성폭력이 남성의 폭력적 본성이나 제어할 수 없는 성욕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보수적인 편견에 도전할 수 있다.

성폭력의 개념을 무한정 확장하는 태도는 성폭력과 그렇지 않은 행위들 사이의 차이를 흐려 진정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 또한,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 취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성폭력을 비롯한 여성차별 문제에 대해 평범한 남성들과 토론하고 그들을 여성해방 운동에 동참시키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고려대 성추행 사건에서도 행진은 성폭력의 개념을 확장해 놓고는 ‘우리 모두가 성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성추행 가해자와 가해자 처벌을 요구한 사람들 사이의 명백한 차이를 전혀 구별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결국 행진은 여성의 의사를 거슬러 옷을 벗기고 함부로 추행ㆍ촬영하고 2차 가해까지 저지른 고려대 성추행 가해자들의 행동과, 그것에 반대해 출교를 요구한 사람들의 행동을 동일한 선상에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사 출교 요구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이 평소에 여성차별적 관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할지라도 그것을 이유로 그들이 반성폭력 운동에 참가한 사실마저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현재는 모순적이고 불충분할지라도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차별적 편견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지렛대로 여성해방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조직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성폭력 가해자 처벌 문제

위와 같은 행진의 분석은 성폭력 가해자 처벌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낳았다.

물론, 행진의 주장처럼 성폭력이 단지 정신나간 개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성폭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에 대한 왜곡과 소외, 그리고 여성차별의 산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은 동등한 주체로 여겨지지 않고 성적 대상화되고, 여성의 성은 사고파는 상품으로 취급된다. 대중매체는 여성을 눈요깃거리로 만들고, 성적 이미지를 이용해 상품을 판매한다.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 이유는 사회 전체가 여성차별적 기반 위에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늘었지만, 여성은 여전히 어머니, 아내로서 가족에 헌신할 것을 요구받고, 양육의 주된 책임자라는 굴레에 묶여 있다. 여성이 가족 내에서 하는 구실 때문에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고 온갖 여성차별이 합리화된다. 성폭력과 성희롱이 벌어지는 것은 이처럼 사회 전체에서 여성이 열등한 취급을 받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다함께는 여성차별의 뿌리인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성폭력이 구조의 문제라고 해서 성폭력을 저지른 개인들을 징계ㆍ처벌하는 것에 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 성폭력의 근원인 여성차별을 낳는 체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노동자가 단결해 체제 자체의 변혁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라도 성폭력을 저지른 개인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폭력에 대한 여성차별적 편견 때문에 여러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의 행위는 쉽게 합리화되고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피해자가 손가락질받고 공동체에서 배제되곤 한다. 이런 일을 막는 것은 성폭력에 대한 여성차별적 편견에 도전하는 데서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는 구체적 사건에서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하라고 요구하는 운동으로 나타났다. 가령, 서울대 신교수 성희롱 사건에서 여성운동은 이것이 단지 ‘여성의 예민한 반응’이 아니라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했고, 이것은 당연히 법원이 가해자의 유죄를 인정하고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과 직결됐다.

또한, 여성운동은 성폭력 재판에서 판사가 피해자 여성이 술을 먹었거나 밤늦게 돌아다녔거나 ‘야한’ 옷차림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감형을 하려는 시도에 반대해 왔다.

물론 성폭력을 낳는 구조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해자 한두 명을 처벌한다고 성폭력이 근절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운동을 통해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고,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으며,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여성차별적 편견에 도전할 수 있다. 이번 출교 요구 운동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필요했다.

사실 가해자 처벌에 대한 행진의 입장은 일관되지도 않다. 현재 활동 중인 ‘현대차 하청공장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 지원대책위’ 역시 현재 피해자 원직복직과 더불어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행진도 이 지원대책위에 가입해 적극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운동에서 행진은 ‘우리 모두가 문제’라며 ‘가해자 찍어내기’를 해선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출교

물론 이번 고려대 성추행 사건에서 징계 수위가 왜 하필 출교여야 했는가가 논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행진은 출교를 요구한 사람들이 마치 “처벌주의에 경도”된 것처럼 묘사하지만, 우리가 출교를 요구한 이유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무조건 선호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출교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점은 이번 사건을 조금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다.

가해자가 끔찍한 성추행을 저질러놓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삼는 설문조사를 하고 호화 변호인단을 동원해 자신을 변호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학교로 복귀하고 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는 것 자체를 막아야 했다. 이를 위한 유일한 길은 가해자를 출교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피해자 자신이 요구한 것이기도 했다.

만약 징계 수준이 퇴학에 그쳤다면 빠르면 한 학기만에 복학할 수도 있었고, 의대의 특성상 그 이후라도 언제든 병원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었다. 이것은 피해자를 보호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행진은 “피해자는 수치스러운 기억과 배신감과 상처를 안은 채 공동체를 떠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출교 요구 운동이 바로 이를 위한 운동이었다!

행진은 2006년 고려대 당국에 의해 출교돼 오랫동안 투쟁해 왔던 다함께 회원들이 이번에는 출교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모순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출교 요구는 학교의 징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태를 추상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이것은 전혀 모순될 이유가 없다. 출교의 구체적인 맥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006년 출교는 학생운동 탄압을 위한 조처였지만, 이번 출교 요구는 성추행 가해자들을 비호하려는 학교 당국에 맞서 터져 나온 요구였다. 이렇게 등 떠밀려 내린 징계 때문에 학교의 징계권이 강화된다는 논리도 납득하기 어렵다.

행진은 “처벌의 주체가 학교인 한, 출교를 포함한 어떤 징계든 … 가부장적인 의미가 매우 강력할 따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반성폭력 운동이 그래왔듯이, 설사 가해자를 처벌하는 주체가 국가나 기업주나 학교당국일지라도 피해자를 보호하고 여성차별적 편견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처벌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 학교당국은 가해자를 비호하려 했고, 운동의 압력 때문에 마지 못해 출교를 내린 것이므로 이번 출교 조처가 가부장적 동기에서 비롯했다고 말하는 것은 더더욱 맞지 않다.

사실, 처벌의 주체 문제에서도 행진은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학교가 ‘가부장적’ 주체이기 때문에 기대할 게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가,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에게 ‘[성폭력 가해자를 교화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행진은 계속해서 ‘공동체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바로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출교)를 받도록 요구하는 것이 ‘공동체의 책임’을 다하는 길이었다. 만약 이 요구를 망설이다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면 가해자가 의기양양하게 학교로 복귀할 길을 열어줬을 것이고, 피해자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학교를 그만둬야 했을 것이다.

학교의 명예?

행진이 출교 요구 운동을 폄하하는 또다른 근거는 많은 학생들이 출교 서명에 동참한 동기가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출교 요구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들은 이런 논리를 앞세운 적이 없다. 여성차별과 성폭력이 용인되는 분위기에 도전하기 위해서 운동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설사 일부 학생들이 ‘학교의 명예’를 위해 출교 요구에 동의했다고 한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폭력 사건에서 ‘명예’ 논리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조직의 명예’를 내세워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침묵을 강요하는 경우다. 가령, 2004년 밀양에서 집단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을 때 경찰은 피해 여성에게 되레 “밀양 물을 흐렸다”며 비난했고, 2008년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 사건에서도 해당 노조가 조직의 명예를 내세우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 해결을 지연시켰다. 이런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번에 사람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맥락에서 ‘명예’를 떠올렸다. 동료 여학생에게 끔찍한 성추행을 저지른 가해 학생과, 그들을 비호하는 학교당국이 공동체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여긴 것이다. 따라서 ‘명예’라는 말만 보고 출교 요구 운동을 꼬투리잡는 것은 매우 추상적인 태도다.

행진은 이런 식으로 자신들 고유의 페미니즘 관점에 입각하지 않은 운동은 진정한 반성폭력 운동이 아니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결국 행진은 출교 요구 운동에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참가하지 않다가, 그 운동의 성과로 가해자가 처벌받고 피해자가 학교로 복귀할 수 있게 되자 “그렇게 속이 시원하지는 않다는 느낌”, ”허무함” 이라는 말을 하며 운동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그리고 사태가 일단락되고 나서야 뒤늦게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물론, 행진의 주장처럼 이번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해서 모든 성폭력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다함께는 앞으로도 이번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과 함께 여성차별에 맞서 토론ㆍ논쟁하고 투쟁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여성차별의 토대가 되는 체제 변화를 위해 싸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제가 이번 출교 요구 운동과 대립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행진이 이번 사건에서 취한 태도에서 벗어나 향후 여성운동에서 함께 행동할 기회가 늘어나길 바란다.

(2011년 10월 26일)

ⓒ<레프트21>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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